1. 아츠키타 둘 중 하나가 죽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방 평소와 다를 것은 없었다. 그들은 부활동 후에 헤어졌고, 자기 전에 전화를 했으며, 그대로 각자의 이불에 누웠을 뿐이었다. 언제나와 같았다. 다른 것이라곤 자기 전에 유독 눈 앞이 밝았다는 것 뿐이었다. 어쩌면 그게 이 방의 형광등일지도 모른다고 키타는 침착하게 생각했다. -이건 타이머인가. 잠겨있...
그 뒤로 몇 주. 위험한 소꿉친구와의 아슬아슬한 만남을 이어가던 마츠카와가 몸을 잔뜩 굳히고 긴장했다. 집도, 골목도 아닌 회사에서 그러니 우스운 상황이었지만, 그는 차마 웃을 수 없었다. 한 살 어린 후배가 오늘따라 그를 더욱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귀신같이 알아채고 조심해라, 조심해라 하더니. 진짜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 같아 마츠카와는...
기다리던 연락이 온 것은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난 후였다. 그가 전화번호를 주었다는 것을 반쯤 잊을 정도의 시간이었다. 벚꽃색 머리를 본 것은 그저 앨범을 보고 난 뒤에 꾼 꿈일 뿐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마츠카와는 회사를 나섰다. 평소와 다름없는 퇴근길. 회사에서 나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폰이 울렸다. 마츠카와는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응시했다. 처음 ...
누군가가 마츠카와가 엎드린 책상 위에 종이컵을 하나 두고 등을 콕 찔렀다. 비척비척 고개를 든 그와 눈이 맞은 건 얼마전 이야기를 나눈 후배였다." "어제까지 기분 좋더니 오늘은 또 왜 그렇게 처져있어요? "야하바냐." "그런 표정의 선배한테 이렇게 말을 걸 수 있는 사람은 저 하나 뿐일 걸요." 실례가 되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으며 그가 커피를 홀짝...
어떻게든 찾을 방법을 생각해보긴 했지만 이렇게나 간단하게 풀릴 줄은 몰랐다. 마츠카와는 이 상황에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도통 정하지 못한 채로 눈앞의 골목을 멀거니 바라보았다. 앞도 뒤도 어두컴컴하고, 이놈의 길은 또 뭐가 이렇게 복잡한지. 여기가 지나친 곳인지 아니면 저기가 지나친 곳인지, 자신이 앞을 향하고 있는지 뱅뱅 돌고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였...
마츠카와 잇세이는 현재 매우 곤란한 상황이었다. 평생 마주할 일 없을 거라고 생각한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회사 동료에게서 종종 '야쿠자에게 시비 걸릴 얼굴'이라는 농담을 듣긴 했다. 그렇지만 그것이 진짜로 일어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마츠카와는 마른 침만 삼킬 뿐이었다. 욕설을 내뱉으며 위협하는 사내에게 양손을 들어 올려 싸울 의지가 없음을 ...
아츠무는 영 불쾌한 표정을 짓는 소년에게 자신의 옷을 빌려주기로 마음먹었다. 아무리 마법으로 말려도 깔끔하게 씻은 게 아니라면 싫다는 고집에 못 이긴 탓이었다. 책 읽을 땐 또 그래 얌전하드니, 인자 와가. 꿍얼거리면서도 착실하게 어릴 적 옷을 찾은 아츠무가 소년에게 건네며 물었다. “아까부터 생각했는데 니, 더러븐 거 억수 싫어하네.” “더럽잖아요.” “...
집에 들어서자마자 손부터 꼼꼼히 씻는 아이를 보며 아츠무는 묘한 감각에 빠졌다. 인간계의 아들은 다 저런가? 곰곰히 생각해봐도 그로서는 알 방도가 없었다. 인간계에 나가지 않은 게 벌써 7년이다. 인간계에서 마지막으로 본 꼬마도 철이 들었을 시간이라는 뜻이다. 유별나게 어른스러븐 아인가? 아츠무는 생각했다. 어느새 소년은 까치발을 들고서 수건에 손을 꼼꼼히...
“뭐고.” 이 꼬맹이는. 사내가 소년을 바라보았다. 목소리에는 흥미가 가득했으나, 눈빛은 건조하기 그지 없었다. 퍽 불쾌한 표정으로 바지의 진흙을 털던 소년이 시선을 올렸다. 순간적으로 눈이 맞자 사내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아, 귀찮네. 하필 여기서 인간 꼬마를 만나다니. 사내가 툴툴거리며 머리카락을 헤집었다. 곤란하다. 아니, 곤란한 건 아닌가? 빠르게...
*** 이 수첩은 내 쌍둥이인 미야 아츠무의 괴상한 행동을 하나하나 적어 둔 관찰일지다. 들키면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모르니 이걸 읽은 사람이 아츠무가 아니라면 어디 들키지 않는 곳에 잘 숨기고 나한테 언질을 줬으면 한다. -미야 오사무&스나 린타로 1일차 (정확히 이상하게 된 것은 3일째지만, 적는 것은 처음이니까.) 아츠무가 이상하다. 변덕쟁이인...
작가지망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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